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고 나면 보호자님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장 비싼 관절 영양제부터 결제하곤 합니다.
수술만은 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영양제를 열심히 먹이면 빠진 뼈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이미 진행된 슬개골 탈구는 영양제만으로는 절대 치료될 수 없는 구조적인 질병입니다.

수의학적으로 슬개골 탈구는 무릎뼈가 들어가는 홈이 얕거나 인대가 늘어나서 뼈가 물리적으로 이탈하는 기계적인 결함입니다.
영양제의 주성분인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은 관절 사이의 연골을 부드럽게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하여 관절염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줄 뿐입니다.

이미 늘어난 인대를 다시 짱짱하게 조여주거나 얕아진 무릎 홈을 깊게 파주는 외과적인 교정 능력은 전혀 없습니다.
마치 건물의 기둥이 기울어졌는데 페인트칠을 새로 한다고 해서 건물이 다시 똑바로 서지 않는 것과 똑같은 이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컨디션 문제라고 넘겨서는 안 되는 결정적 이유가 있습니다.

많은 보호자님이 영양제에 진통 소염 효과가 있다고 착각하여 다리를 저는 아이에게 약 대신 영양제만 먹이며 고통을 방치하기 때문입니다.
영양제는 식품일 뿐 치료약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느끼는 극심한 무릎 통증을 전혀 줄여주지 못합니다.
아이가 다리를 절뚝거리는데도 병원 처방약 없이 영양제만 먹이는 것은 부러진 다리에 반창고 하나 붙여주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슬개골 탈구 진단을 받은 아이에게 영양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인지 궁금하실 겁니다.
물론 수술 전후에 영양제를 급여하면 뼈가 빠지면서 서로 부딪혀 갈려나가는 연골의 손상을 막아주어 관절염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는 분명히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영양제보다 더 중요한 특효약은 바로 철저한 체중 관리입니다.

체중을 10퍼센트만 감량해도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비싼 영양제 몇 통을 먹이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보호자님이 영양제 급여를 멈추고 수술을 결심해야 할 병원 방문의 골든타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약 강아지가 산책 도중 다리를 들고 깽깽이 걸음을 하는 횟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난다면 물리적인 교정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무릎에서 뚝뚝 소리가 나거나 다리를 만지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지른다면 이미 연골이 다 닳아버려 뼈끼리 부딪히는 4기 단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십자인대 파열과 같은 2차 손상이 오면 영구적인 보행 장애가 남을 수 있으므로 영양제로 시간을 끌어서는 안 됩니다.

관절 영양제는 우리 아이의 무릎 건강을 지키는 훌륭한 보조 수단이지만 수술을 대신할 수 있는 마법의 치료제는 아닙니다.
오늘부터는 영양제 쇼핑보다는 간식 하나를 줄이고 산책 시간을 조절하는 진짜 관리를 시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