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 속 보호소 앞에 버려진 의문의 박스 하나

테이프로 꽁꽁 감긴 상자 위에 남겨진 꼬깃꼬깃한 편지의 정체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어오던 어느 겨울 아침 출근하던 보호소 직원의 발걸음이 뚝 멈췄습니다.

보호소 문 앞에 덩그러니 놓인 낡은 종이 상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급하게 포장한 듯 청테이프로 칭칭 감겨 있는 모습이 어딘가 수상쩍고 불안해 보였습니다.

혹시 위험한 물건이 들어있는 건 아닐까 긴장하며 다가가던 직원은 상자 옆면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영하의 날씨 속 보호소 앞에 버려진 의문의 박스 하나 2

숨을 쉴 수 있도록 볼펜으로 뚫어놓은 투박한 구멍들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직원은 서둘러 테이프를 뜯어내고 상자를 열었습니다.

그 안에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작고 여린 생명들이 서로의 체온에 의지한 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상자 바닥에는 녀석들을 위한 낡은 담요 한 장과 함께 꼬깃꼬깃하게 접힌 쪽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영하의 날씨 속 보호소 앞에 버려진 의문의 박스 하나 3

떨리는 손으로 펼쳐본 쪽지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가슴 아픈 사연이 적혀 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시작된 편지는 더 이상 아이들을 먹일 돈도 따뜻하게 재울 곳도 없다는 절박한 고백이었습니다.

자신은 굶더라도 아이들만큼은 살리고 싶어 염치 불구하고 이곳에 두고 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편지 곳곳에는 글쓴이가 흘린 눈물자국이 번져 있어 그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 듯 아팠을지 짐작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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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버려진 생명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차마 버릴 수 없었던 마지막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얼어붙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따뜻한 보호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건강을 회복하고 따뜻한 밥을 먹으며 안정을 찾았습니다.

절망 끝에서 선택한 가슴 아픈 이별이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