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귀에서 꼬순내나 퀴퀴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보호자님들은 본능적으로 면봉부터 찾게 됩니다.
목욕 후 물기를 제거하거나 눈에 보이는 귀지를 파내기 위해 습관적으로 귓속 깊숙이 면봉을 넣고 돌리셨을 겁니다.
하지만 수의학적으로 면봉을 사용하는 것은 귓병을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귓병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입니다.

사람의 귓속은 일자형이라 면봉으로 청소가 가능하지만 강아지의 이도는 알파벳 ‘L’자 형태로 꺾여 있는 구조입니다.
이 좁고 꺾인 통로에 면봉을 밀어 넣으면 귀지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막 가까운 안쪽으로 꾹꾹 다져져 밀려 들어갑니다.
이렇게 안쪽에 쌓인 귀지는 통풍을 막아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기 딱 좋은 습하고 어두운 환경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면봉의 거친 솜이 연약한 귓속 피부를 긁어 미세한 상처를 내면 그 틈으로 감염이 일어나 만성 외이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컨디션 문제라고 넘겨서는 안 되는 결정적 이유가 있습니다.
한번 만성이 된 외이염은 치료 기간이 매우 길고 재발이 잦아 평생 아이를 괴롭히는 고질병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귀 청소의 핵심은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세정제로 불려서 스스로 털어내게 만드는 것입니다.
먼저 귀를 살짝 들어 올린 뒤 귀 세정제를 아끼지 말고 귓구멍 입구까지 찰랑거릴 정도로 가득 부어주십시오.
차가운 액체가 들어가 아이가 놀랄 수 있으니 사용 전 세정제를 손에 쥐어 미지근하게 데워주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세정제를 넣은 상태에서 귀 밑부분의 연골을 잡고 찌걱찌걱 소리가 나도록 30초 이상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십시오.
이 과정은 딱딱하게 굳은 귀지를 세정제에 녹여 떼어내는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마사지가 끝나면 아이가 스스로 고개를 흔들어 털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이때 원심력에 의해 녹은 귀지와 세정제가 밖으로 튀어나오면 부드러운 화장솜으로 귓바퀴 겉면만 가볍게 닦아주시면 됩니다.
절대로 알코올이나 과산화수소처럼 자극적인 소독약을 귀에 부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반려동물 전용 세정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제 보호자님이 홈케어를 멈추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할 골든타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약 귀를 만지려고 할 때 아이가 비명을 지르거나 물려고 한다면 이미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귀 안쪽이 붉게 부어올라 있거나 노란 고름 같은 진물이 나온다면 단순 청소로는 해결할 수 없는 세균 감염입니다.
특히 머리를 한쪽으로 계속 기울이고 있거나 평형 감각을 잃고 비틀거린다면 고막 안쪽 중이염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귀 청소는 더러운 것을 파내는 것이 아니라 귀가 스스로 숨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입니다.
오늘부터는 면봉을 내려놓고 충분한 마사지로 아이의 귀를 상쾌하게 만들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