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털을 가진 말티즈나 비숑 프리제 보호자님들의 최대 고민은 바로 눈 밑을 붉게 물들이는 지독한 눈물 자국일 것입니다.
아무리 예쁜 얼굴이라도 피눈물을 흘린 것처럼 붉은 자국이 생기면 아파 보이기도 하고 퀴퀴한 냄새까지 나서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많은 분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비싼 눈물 전용 사료로 바꾸거나 영양제를 먹여보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수의학적으로 강아지의 눈물이 투명하지 않고 붉은 녹색을 띠는 이유는 눈물 속에 포함된 포르피린이라는 성분 때문입니다.
이 성분에는 철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눈물이 털에 묻은 채로 공기와 만나면 마치 쇠가 녹슬 듯이 산화 반응을 일으켜 붉게 변하는 것입니다.
보통 눈물은 코 안쪽의 비루관이라는 얇은 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목구멍으로 넘어가야 하지만 소형견들은 선천적으로 이 관이 막혀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갈 곳 잃은 눈물이 눈 밖으로 넘쳐흐르는 유루증이 발생하고 축축한 털에서 효모균이 번식하며 악취와 피부염을 유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컨디션 문제라고 넘겨서는 안 되는 결정적 이유가 있습니다.
눈물 사료는 곡물이나 닭고기 알레르기를 잡아주는 역할만 할 뿐 눈물관이 막혀서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라면 아무리 비싼 사료를 먹여도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료를 바꿨는데도 한 달 넘게 변화가 없다면 음식 알레르기가 원인이 아니므로 식단보다는 물리적인 관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하루 2번 이상 인공눈물이나 식염수로 눈 주위를 닦아주고 마른 거즈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또한 눈 앞꼬리 부분을 엄지로 지그시 눌러주는 눈물관 마사지를 꾸준히 해주면 막힌 관이 뚫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강아지가 사용하는 물그릇이 플라스틱이라면 흠집 사이에 낀 세균이 입 주변을 통해 눈으로 옮겨갈 수 있으므로 위생적인 도자기나 유리 그릇으로 교체해 주십시오.
눈물 자국을 지운다고 식초나 과산화수소를 사용하는 민간요법은 각막에 화상을 입힐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니 절대 금물입니다.
이제 보호자님이 홈케어를 멈추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병원 방문의 골든타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만약 눈물이 붉은색을 넘어 끈적이는 노란색이나 초록색 고름처럼 나온다면 단순 착색이 아니라 세균 감염이나 안구 질환입니다.
강아지가 눈을 잘 뜨지 못하고 계속 윙크를 하거나 앞발로 눈을 비비는 행동을 한다면 속눈썹이 눈을 찌르고 있거나 각막에 상처가 났을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눈 밑 피부가 짓물러 털이 빠지고 피가 난다면 심각한 피부 괴사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눈물 자국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지만 보호자의 부지런한 손길로 충분히 옅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부터는 사료 봉투를 바꾸기 전에 깨끗한 거즈 하나로 우리 아이의 눈가를 뽀송뽀송하게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